김충환 경기권역장
[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충환 금융전문기자]

[더바른아이앤브이앤컴퍼니 김충환대표PB]
부동산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26년 2월 현재, 대한민국 자산가들의 시선은 단 하나의 날짜, '2026년 5월 9일'에 고정되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마침내 일몰(종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정부의 강력한 경고 속에, 금융권과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일몰이 시사하는 제도적 변화와 시장의 공포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일몰이란 해가 지듯이 특정 법이나 제도의 효력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금융권과 부동산 시장이 동시에 긴장하는 이유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의3 등에 규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하려고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집을 팔 때 내야 하는 벌금 성격의 세금을 잠시 면제해 주었다. 그런데 이 면제 혜택이 2026년 5월 9일부로 끝난다. 5월 10일부터는 다시 무거운 세금이 부과된다는 뜻이다. 실제 수치로 계산해 보면 그 압박은 상당하다. 현재 최고 세율 45%에 3주택자 중과세율 30%포인트를 더하고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양도 차익의 최대 82.5%를 세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 10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도 손에 쥐는 것은 2억 원이 채 안 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매물 잠김 현상과 급매물이 교차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핫한 지역의 현주소와 금융권의 건전성 지표
이러한 정책 변화의 여파가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단연 서울의 핵심 지역과 경기도의 주요 도시들이다. 현재 재정경제부가 지정한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용인 수지 등 12곳에 달한다. 이곳들은 그야말로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이다.
예를 들어 용인 수지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부터 매물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유예 종료 전에 잔금을 치르려는 다주택자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매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강남 3구로 불리는 서초와 강남 지역은 오히려 증여로 방향을 틀거나 장기 보유로 전환하며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금융권에 두 가지 신호를 보낸다.
첫째는 급매물로 인한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대출 건전성 악화 우려이다.
둘째는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의 급격한 위축이다. 은행들은 이제 부동산 담보 위주의 대출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자산의 대이동,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의 흐름
정부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세수를 증대하려는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으로 흐르는 과도한 유동성을 주식이나 채권 같은 자본시장으로 돌리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였다. 이는 금융권 입장에서 보면 거대한 자산의 대이동(Money Move)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 PB센터를 찾는 자산가들의 상담 내용은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하느냐는 질문 대신, 부동산을 처분한 자금을 어떻게 안정적인 금융 상품으로 굴릴 것인가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룬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처분 자금을 관리해 주는 전용 신탁 상품이나, 조세특례제한법 제71조의2를 활용한 인구감소지역 '세컨드 홈' 연계 펀드 등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자산 구조가 선진국형인 금융 자산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된다.
의식 있는 투자자를 위한 전문가의 제언
전문 PB로서 필자는 현재의 상황을 단순히 위기라고만 규정하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 기조는 명확하다. 부동산 투기는 철저히 차단하되, 생산적인 기업 투자와 금융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다주택자들은 본인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냉정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5월 9일이라는 기한에 쫓겨 무리하게 매도하기보다는, 관련 법령인 지방세법과 소득세법 시행령을 꼼꼼히 살펴보고 전문가와 상의하여 최적의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부동산에만 쏠려 있던 시야를 넓혀 국내외 자본시장으로 안목을 돌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자산 관리이다.
결국 변화하는 제도 안에서 승리하는 자는 정보에 빠른 자가 아니라,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철학을 지키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이다. 2026년의 세제 일몰은 우리에게 부동산 불패라는 낡은 신념을 버리고, 더 건강하고 투명한 금융 투자의 길로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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