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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1원이 입금되는 순간 계좌가 얼어붙는다… '통장 묶기' 사기 실태와 대응법 - 정보통신 금융사기 구제 제도의 허점 악용해 소상공인 및 계좌 공개자 표적 삼는 신종 범죄 기승 - 억울한 지급정지 시 당사자 간 직접 반환 절대 금물… 반드시 은행 거쳐 이의제기 및 반환 절차 밟아야
  • 기사등록 2026-07-03 11: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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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SNS메이킷]


어느 날 갑자기 통장에 모르는 돈이 들어온다. 그리고 이튿날부터 1원씩 연속해서 입금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 한 통이 도착한다. "정보통신 금융사기 혐의로 비대면 거래가 제한됩니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당신의 계좌는 그 순간 얼어붙는다.


정보통신 금융사기, 정확히는 전기통신금융사기는 전화나 문자, 인터넷 등 비대면 수단을 이용해 타인을 속여 돈을 가로채는 범죄를 말한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사기이용계좌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면 해당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해야 한다. 문제는 이 제도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엉뚱한 사람을 옭아매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법은 이렇다. 범죄자는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의 계좌에 소액을 입금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후원 계좌를 열어두거나, 유튜브 수익 계좌를 공개한 사람들이 주요 표적이 된다. 그리고 그 계좌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계좌라고 신고해버린다. 그 순간, 아무것도 모르는 계좌 주인의 거래가 제한된다. 법률상 사기이용계좌는 피해자의 자금이 직접 송금·이체된 계좌뿐 아니라, 그 자금이 거쳐 간 후속 계좌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범죄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정상 거래 계좌라도 자금이 스쳐 지나가기만 하면 연쇄적으로 지급정지가 걸릴 수 있다.


이런 유형의 피해는 특히 계좌를 공개하고 비대면 거래를 활발히 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서 두드러지는데, 최근 이 계층에서 중장년층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자영업자와 소득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 비중은 2014년 25%에서 2023년 36%로 10년간 11%포인트 늘었다. 또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 보고서'는 임금근로자에서 자영업으로 전환한 사람 가운데 50대 이상이 전체의 59%에 달한다고 밝혔다. 은퇴 이후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계좌를 직접 공개하고 온라인·비대면 거래를 병행하는 인구층도 함께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자체의 피해자 통계도 중장년층 집중 현상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 7만 8,781건 가운데 60대 이상이 2만 9,688건(37.6%)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만 5,327건(32.1%)으로 뒤를 이어, 50대 이상이 전체 피해의 약 70%를 차지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집계한 2025년 1분기 자료에서도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50대(36.1%)가 가장 많고 60대(23.2%), 40대(21.6%)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계좌가 사기이용계좌로 오인 지정되는 '통장 묶기' 피해에 대해서는 연령대별 통계가 별도로 공개된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계좌 노출이 잦은 자영업·소상공인 계층에서 중장년층 비중이 커지는 추세와, 이 연령대가 전기통신금융사기 전반에서 가장 큰 피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종합하면, 중장년층 계좌 운영자가 이런 유형의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에 처했을 때 기댈 곳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소명자료를 준비하면 제한 기간을 일주일로 줄여준다는 것 정도다.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임시방편에 가깝다. 금융감독원에 문의해도 해당 금융사에 문의하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이미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신고된 계좌에 대해서는 중재 요청 자체를 거부하는 은행도 있다. 이런 와중에도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법의 틈새를 악용하는 범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틈새를 메우고 제도를 보강해야 할 기관이, 정작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늉만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억울하게 계좌가 막혔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첫째, 거래 내역을 준비한다. 사업을 한다면 판매 내역을 함께 챙긴다. 둘째, 사업자 등록증과 거래 내역, 그리고 정당한 사유로 거래가 이루어졌음을 입증할 소명자료를 갖춘다. 셋째, 거래하는 은행에 직접 방문해 이의제기 신청서를 작성한다. 넷째, 반환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자신이 돈을 가로챌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과정이다. 다섯째, 만약 서면 신고가 접수되면 상황은 훨씬 복잡해진다. 이 경우 경찰서를 오가며 소명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애초에 그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 설령 범죄자로부터 자금을 돌려달라는 연락이 오더라도, 곧바로 직접 반환해서는 안 된다. 대신 소명자료를 제출하면 계좌가 부분 지급정지 코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의 금융 활동을 이어가면서 시간을 벌 수 있다.


부분 지급정지가 된 시점에서 상대와 연락이 닿는다면, 직접 돈을 보내지 말고 은행원이 상대에게 연락하도록 하여 반환 신청을 유도해야 한다. 상대가 반환 신청을 하면, 은행에 다시 한번 방문해 반환 처리를 진행하면 된다. 핵심은 반드시 은행을 중간에 낀 상태로 반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당사자끼리 직접 주고받는 순간, 오히려 사기의 공범으로 몰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절차를 밟으며 시간을 확보한 뒤 상대가 제풀에 지쳐 떨어져 나갈 무렵,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일로부터 명의인의 이의제기 없이 2개월이 지나면 해당 계좌의 채권이 소멸돼 자금은 자동으로 그들에게 반환된다.


더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 A통장, B통장, C통장을 차례로 거쳐 마지막에 내 통장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다단계 이체다. 이 경우 상황이 대단히 복잡해지며, 실제로 최장 3개월 이상 계좌가 묶인 사례도 있다.


이런 피해를 예방하려면 결국 계좌 노출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계좌를 직접 공개해 후원이나 판매 대금을 받는 중장년층 자영업자라면, 후원 계좌를 직접 공개하기보다 다른 안전한 루트를 통해 후원이나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노출된 계좌는 곧 표적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선량한 시민을 옭아매는 도구로 악용되는 현실은 명백한 제도의 허점이다. 범죄자는 이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고 있는데, 정작 그 틈을 막아야 할 기관은 방관하고 있다. 낯선 1원이 통장에 찍히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함정일 수 있다. 스스로를 지키는 첫걸음은, 이런 수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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