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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라곤'에서 민주적 경영의 가치를 배우자 - 3편 - 몬드라곤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협동조합기업을 세우자
  • 기사등록 2023-11-10 20: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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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준 희 학생기자

 

 첫째, 몬드라곤의 민주적 경영방식은 사람 중심이다. ‘몬드라곤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인간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며, ‘몬드라곤의 이상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조합설립의 정신에서 말한다. 사람을 중심으로 서로 협동하고 연대하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정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둘째, 몬드라곤은 조합원 개개인의 성찰과 발전, 책임을 강조한다. ‘성숙한 민중은, 부와 명예보다 상호 관계와 공존방식을 고민하는 것에 가치를 둔다’라며, ‘협동하되 이기려고 하지 말고, 창조하되 소유하려 하지 말고, 진보하되 지배하려 하지 말라’라는 표어를 통해 개인의 도덕적 발전과 성숙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셋째, 몬드라곤의 지속성은 교육으로부터 출발했다. ‘몬드라곤이 정체되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조합원을 교육해야 하는데 교육과 훈련은 그 어떤 경제적 이윤이나 투자수익보다 훨씬 더 수익성이 높다’라고 말하며 ‘교육은 혈액과 같아서 사람들에게 협동과 품격을 부여한다’라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넷째, 몬드라곤은 협동과 연대를 통해 확장되고 성장했다. ‘연대한다는 것은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있는 그대로 모습뿐만 아니라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다’라고 하며 개개인의 연대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품성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협동조합기업을 지탱하는 것은 자본이나 기술이 아니라 조합원의 연대이고, 연대는 서로 신뢰할 때만이 가능하다’라는 말에서 신뢰를 통한 협동과 연대가 경쟁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 몬드라곤은 단순한 사업체가 아니라 사회적 변혁을 지향했다. ‘협동조합기업은 사회의 저변에서 기획되어 발전한 조직이 아니므로 교육환경과 사회관계, 경제생활에 스며들지 못하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말 것이다’라며 지역사회와 관계를 중시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핵심으로 말했다. 또한 ‘협동조합운동은 민주주의에 부합하며, 자유를 향하는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시민과 노동자 스스로 노력을 통한 자유와 복지를 추구하고 쟁취하기 위한 시도’라며, 민주주의와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았다. 더 나아가 ‘협동조합기업은 단순히 개인의 발전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길로 제시된 것’이라고 하며 ‘협동조합기업은 인간을 통합시키고 경제와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며 새로운 사회 질서를 창조하는 최종적 목표’라고 했다.



몬드라곤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협동조합기업을 세우자

 

 영리를 목적으로 경영하는 협동조합기업과 일반기업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게 느껴졌다. 협동조합기업과 일반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몬드라곤에서 제시한 3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협동조합기업과 일반기업의 정의를 확인했다.

 

 첫째, 의사결정을 위한 투표권 행사의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주식회사는 1주 1투표권으로 자본이 의사결정의 주인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본은 권력이고 자본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모두 자본 뒤에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협동조합기업은 1인 1투표권으로 사람이 의사결정의 주인이다. 아무리 출자금이 많아도 1인은 1투표권만 행사할 수 있다. 비슷한 규모의 기업을 예로 들면, 몬드라곤의 조합원은 모두가 1인 1투표권을 행사하여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이지만, 현대자동차는 대주주와 그룹의 총수 등 소수의 자본가에 의해 폐쇄적 의사결정 방식으로 운영되는 주식회사다. 

 

 셀트리온은 주식회사이지만 서정진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소액 주주를 존중하고 모든 주주의 의사를 하나로 모으는 의사결정 방식으로 협동조합기업과 비슷한 주주총회를 한다.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을 1인 1투표권인 사람 중심으로 민주적 경영방식의 협동조합기업을 운영했다면 자본에 취한 괴물이라는 별칭을 얻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몬드라곤에서 협동조합원은 노동자인 동시에 조합의 소유자이며, 협동조합기업에 출자한 조합원은 예외 없이 노동과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 나는 민주적 평등권을 부여하는 1인 1표 주의의 협동조합기업으로 그룹형 협동조합의 경영을 통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의료, 제약의 기업 경영을 꿈꾼다.

 

 둘째, 연대 의식의 유무로 구분한다. 내부적으로는 조합원 간의 급여에 대한 연대 의식이고 외부적으로는 지역사회에 대한 연대 의식으로 나눌 수 있다. 급여에 대한 연대 의식은 ‘협동하되 이기려고 하지 말고, 창조하되 소유하려 하지 말고, 진보하되 지배하려 하지 말라’라는 표어에서 보듯 진급과 급여에 있어서 경쟁하고 쟁취하는 문화를 배격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연대 의식은 경제적 손실이 있어도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양보하는 자세를 말한다. 요즘 기업들이 ESG 경영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과 봉사를 통해 과거에 가졌던 자본을 쫓는 괴물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셀트리온은 더 큰 자본, 즉 파이를 키워 주주에게 배당하겠다는 의미로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의 제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경쟁심을 유발하여 연대 의식의 결여가 보편화되면 기업 성장의 둔화 또는 경기침체와 같은 상황으로 기업이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이탈에 의한 조직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을 뛰어넘은 셀트리온의 성공 신화 이면에 서정진 회장의 무모함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되면서 셀트리온의 가장 주요한 경영 리스크는 이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협동과 연대를 통한 위기 극복은 가장 인간적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가장 민주적이기 때문에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경영, 자본, 성과에 대한 조합원 참여이다. 3가지를 원칙적으로 반드시 지켜야만 협동조합이라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위의 3가지 원칙은 일반기업이 지키기 어렵지만, 몬드라곤의 협동조합기업은 지난 1백여 년 동안 지켜오고 있는 원칙이다. 몬드라곤에 관한 내용 중 내게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어떤 기업활동을 하든지 자본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도구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기에 협동조합에서는 자본이 사람 위에 설 수 없다.”라는 말이었다.

 

 3가지 원칙에 공통적인 주어는 ‘조합원’이라는 단어이다. 협동조합기업의 모든 ‘가치’와 ‘비즈니스’가 사람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협동조합과 일반기업을 구별할 수 있는 3가지 원칙 속에는 ‘조합원’이 반드시 주어로 들어가야 한다. 몬드라곤의 창립자 호세 마리아 신부는 이점을 잘 알고 성공의 가장 결정적 요소를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생각한다.

 

 셀트리온의 주어는 서정진 회장이며 혼자 회사를 지키려다 자살까지 생각했다. 서 회장이 "사업은 사장이 하는 게 아니었어요. 직원들이 하는 것이고 회사를 믿어주는 주주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었습니다."라고 회고한 것처럼 이미 모든 대주주와 기업 총수는 자본을 쫓는 괴물이 되지 않는 유일한 길은 ‘협동조합기업’ 뿐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마음속으로만 하겠지만...






[참고문헌]

셀트리오니즘 / 전예진 / 스마트북스

서정진, 미래를 건 승부사 / 곽정수 / 위즈덤하우스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 /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 윌리엄 F. 화이트, 캐서링 K. 화이트 / 역사비평사

몬드라곤은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잡았나 / 이냐시오 이리사르, 그레그 맥레오드 / 착한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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