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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 너무 비싸서 못 들어간다고? 그 말이 틀렸다는 걸 10년치 숫자로 증명한다 - 고점 공포가 당신에게서 수백 퍼센트를 빼앗아 갔다 — 해외 자산관리 10년 PB의 팩트 폭행
  • 기사등록 2026-05-13 17: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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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충환 금융전문기자]




금융 현장에서 10년 넘게 해외 자산관리를 해오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달러가 너무 높아서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필자는 같은 질문을 돌려준다. 그 말, 몇 년 전에도 하셨나요?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게 문제다.


2016년 원달러 환율 연평균은 1,161원이었다. 그 시점에도 "달러가 너무 비싸다"는 말이 나왔다. 2020년 연평균은 1,180원. 또 같은 말이 나왔다. 2022년에는 1,292원을 찍으며 "이제 진짜 고점"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2024년 연평균은 1,363원이었다. 2026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매 시점마다 "지금은 너무 높다"고 했던 그 사람들은 결국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대가는 숫자가 말해준다.


2016년 100만 원의 실질 구매력은 2026년 현재 약 72만 원 수준이다. 한국 소비자물가 연평균 상승률 약 3%를 복리로 10년 적용하면 원화의 구매력은 약 26~28% 소멸된다. 원화 예금에 묵혀둔 1,000만 원은 명목상 이자를 받으며 1,200만 원이 됐을지 몰라도, 같은 기간 물가 상승을 반영하면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반면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2016년 1달러는 1,161원이었다. 2026년 현재 1달러는 1,450원이다. 아무 운용도 하지 않고 달러를 가지고만 있어도 원화 기준으로 약 25% 이득이다. 원화의 구매력이 28% 소멸되는 동안, 달러를 보유한 사람의 상대적 자산 가치는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금 달러가 1,450원인데 지금 들어가면 손해 아닌가요?" 이 질문에 필자는 10년 전으로 돌아가 똑같이 물어본다. 2016년에 1달러 = 1,161원이던 시점에 S&P500에 달러로 적립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의 10년 수익률을 계산해보자. S&P500의 배당 재투자 포함 10년 누적 수익률은 약 240%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분 약 25%가 곱해진다. 원화 환산 기준 총수익률은 325%를 상회한다. 


1,000만 원이 4,250만 원이 된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약 120% 수익이었다. 달러 투자자와 코스피 투자자 사이에 무려 200%p의 격차가 생겼다. 그렇다면 "지금 1,450원에 시작하는 사람은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오자. 2016년 1,161원 시점에 누군가 이렇게 물었다면 정답은 "아니다"였다. 지금도 그 질문의 구조는 동일하다. 환율이 영원히 지금 수준에 머물거나 내려갈 것이라는 근거가 없다면, "지금은 늦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10년 전에는 100만 원이 지금보다 컸잖아요. 지금 100만 원으로 투자하면 그때와 다르죠." 이 말도 자주 나온다. 틀리지 않다. 실제로 2016년 100만 원의 실질 가치는 2026년 약 128만 원에 해당한다. 즉 지금 100만 원은 10년 전 약 78만 원과 같다. 그러나 이 논리가 달러 투자를 미룰 이유가 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10년 뒤 2036년에 지금 100만 원의 실질 가치는 또 70만 원대로 쪼그라든다. 지금 투자를 시작하지 않으면 또다시 10년을 기다리면서 원화의 구매력이 소멸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문제는 투자 금액의 절대 크기가 아니라 지금 가진 자원을 어떤 통화로 저장하느냐다. 원화로 저장하면 매년 물가에 조금씩 먹힌다. 달러 기반 자산으로 전환하면 원화 구매력 소멸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자산의 성장에 참여한다.


탈달러화 논의가 반복된다. 위안화, 유로화, 심지어 금과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이 10년 주기로 돌아온다. 필자가 이 주장을 처음 들은 것도 10년 전이다. 그 사이 달러는 오히려 강해졌다.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8~60%다. 2위인 유로(약 20%)와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위안화의 글로벌 외환보유고 비중은 약 2.8%에 불과하다. 전 세계 무역 결제에서 달러가 사용되는 비중은 약 85%다. 국제 채권 발행의 약 50%가 달러 기준이다.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기 위해서는 이 구조 전체가 동시에 무너져야 한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미국 경제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 대안 통화의 글로벌 채택 합의, 수십 년의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 40세인 사람의 기대 여명은 약 40~45년이다. 그 기간 안에 달러 패권이 교체될 가능성은 필자의 판단으로 사실상 없다. 탈달러화는 세대 단위의 시간이 걸리는 구조 전환이지, 10년 안에 완성되는 이벤트가 아니다. 현재 40~50대 세대에게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사망 전까지 유효하다. 이것은 예측이 아니라 구조의 이해다.


달러가 비싸다는 느낌은 원화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에서 나온다. 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원화가 10년 동안 계속 약해지고 있다. 투자의 시작점을 "지금 달러가 몇 원인가"로 잡는 것이 아니라 "원화로 보관하는 것이 합리적인가"로 바꾸는 순간, 질문 자체가 달라진다. 10년 전 들어갔어야 했다. 5년 전에도 그랬다. 그리고 10년 뒤 지금을 돌아봐도 같은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시작점을 고르는 게 투자가 아니다. 시작하는 것이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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