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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 주면 절반은 국세청이 가져갑니다" — 5060 자산가 증여 골든타임, 10년이 만드는 세금 차이
  • 기사등록 2026-06-08 01: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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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충환 금융전문기자]



18년간 자산관리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상담이 있다. 60대 후반에 처음 상속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자산가분들이다. 50대 중반의 한 사업가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내 나이가 몇인데 벌써 증여를 해. 한참 나중 일이지." 그리고 10년이 지나 60대 후반이 되어서야 수십억 원대 빌딩을 자녀에게 물려주려 상담을 받으셨다. 계산 결과를 본 그분의 표정을 필자는 잊지 못한다. 10년만 일찍 시작했어도 수억 원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상속세와 증여세는 동일한 누진세율 구조로 적용된다. 과세표준 1억 원 이하 10%, 1억~5억 원 20%, 5억~10억 원 30%, 10억~30억 원 40%, 30억 원 초과 50%다. 기본 최고세율이 50%다. 여기에 조부모가 부모를 생략하고 손주에게 바로 상속하면 30%의 세대생략 할증이 붙고, 수증자가 미성년자이면서 20억 원을 초과해 상속받으면 40%가 할증된다. 절반이 국세청으로 가는 구조, 이것이 대한민국 상속세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10년'이 골든타임의 핵심인가. 두 가지 제도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첫째, 증여재산공제가 10년마다 새로 적용된다. 직계비속으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10년간 5,000만 원까지 공제되며, 이 공제는 10년이 지나면 다시 채워진다. 즉 52세에 한 번, 62세에 또 한 번 공제를 활용할 수 있다. 배우자에게는 6억 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둘째, 상속 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된다. 뒤집어 말하면, 증여 후 10년이 지나면 그 증여재산은 상속세 계산에서 빠진다. 일찍 증여할수록 이 10년 시계를 더 많이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두 제도가 맞물려 '시작 시점'이 세금 총액을 결정한다.


30억 원짜리 빌딩을 자녀 1명에게 이전하는 경우를 직접 계산해보면 숫자가 명확해진다. 52세에 5억 원을 증여하면 세금 약 8,000만 원, 62세에 5억 원을 또 증여하면 다시 약 8,000만 원, 72세 이후 잔여 20억 원을 상속하면 약 4억 4,000만 원. 총 세금은 약 6억 원이다. 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30억 원을 일시에 상속하면 약 8억 4,000만 원이 나온다. 차이가 약 2억 4,000만 원이다. 일괄공제 5억 원 적용 기준이며, 자산가치 상승은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른다. 상속세는 상속 시점의 가치로 매겨진다. 미룰수록 과세 대상 금액 자체가 커진다. 현재 30억 원인 빌딩이 연 3% 상승을 가정하면 20년 후 약 54억 2,000만 원이 된다. 이 시점에 일시 상속하면 상속세는 약 20억 원에 달한다. 반면 50대부터 분산 증여한 경우 총 세금은 약 6억 원 수준이다. 격차가 14억 원으로 벌어진다. 미리 증여하면 낮은 가치일 때 세금을 확정할 수 있다. 증여 시점의 가액으로 기록에 남기 때문에, 나중에 자산 가치가 올라도 증여 당시 가액으로 인정받는다.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가치가 오를 수 있는 자산이라면 더욱 그렇다.


50대에 시작하는 증여는 합법적 절세다. 그러나 70대에 쫓기듯 하는 증여는 절세가 아니라 자산 수술에 가깝다. 실행 순서는 단순하다. 먼저 부동산, 주식, 현금성 자산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 가치를 파악한다.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자산일수록 우선 증여 검토 대상이다. 다음으로 증여재산공제를 10년마다 활용하는 일정을 수립한다. 자녀가 여럿이라면 각자에게 분산해 과세표준 구간 자체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가치 상승이 빠른 자산을 먼저, 안정적인 자산을 나중에 증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함정도 있다. 배우자에게 증여재산공제 한도인 6억 원을 초과해 증여한 후 10년 이내에 상속이 개시되면, 6억 원 초과 증여분만큼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가 줄어들어 오히려 총 세액이 늘어날 수 있다. 연령이 높고 건강을 자신하기 어렵다면 6억 원 이내로만 증여하고 10년 경과 후 다시 증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자산의 일부를 해외 선진국 금융 구조로 분산하는 방법도 있다. 과세 시점을 이연하면서 장기 복리 효과를 누리고, 다음 세대로의 자산 승계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 단, 한국 거주자는 해외 금융계좌 신고 의무, 잔액 5억 원 초과 시 보고 의무, CRS 정보 교환 대상이므로 반드시 합법적 구조 안에서 설계해야 한다. 절세와 탈세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니라 설계의 정밀함 차이다.


18년간 현장에서 본 가장 큰 차이는, 미리 점검한 분과 닥쳐서 상담 온 분 사이의 선택지 폭이었다. 일찍 본 분에게는 방법이 여러 개 있었고, 늦게 온 분에게는 받아들이는 것 외에 길이 없었다. 증여·상속 설계는 상속재산 규모, 상속인 수, 사전증여재산 규모, 증여·상속 시점, 향후 재산가치 전망에 따라 유불리가 완전히 달라진다. 일률적인 정답이 없다. 같은 30억이라도 가족 구성과 자산 종류,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몇 살인지에 따라 최적 설계가 전혀 달라진다.


지금 자녀에게 물려줄 자산이 있다면, 당신의 자산 시계가 몇 시인지 한 번쯤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10년 뒤 자녀에게 자산이 아닌 세금 고지서를 함께 넘기지 않으려면, 늦기 전에 본인 상황에 맞는 이정표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인 세무·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실제 증여·상속 설계는 반드시 세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18년 경력의 금융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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