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경기권역장

투자 상품에 상승과 하락을 반반씩 걸어 손실을 막으려는 이른바 '헤지' 전략에 대해, 그 방식이 사실상 헤지의 본래 취지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승과 하락에 동일한 금액을 반대로 배분해 완전히 상쇄시키는 방식은 헤지가 아니라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헤지는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큰 손실을 막기 위한 위험관리 수단으로 정의된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사고가 나지 않은 해에는 보험료를 낸 것이 손해처럼 느껴지지만, 큰 사고 한 번의 피해를 막아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헤지 역시 작고 확실한 비용을 치르는 대신 크고 불확실한 손실을 막는 장치이기 때문에, 헤지를 적용하면 평상시 수익률이 다소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들이 한 방향에만 자금을 배분하지 않고 헤지를 활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시장의 방향을 100%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승을 확신하더라도 시장은 예측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 헤지는 예측이 빗나갔을 때를 대비하는 수단이 된다. 둘째, 장기 투자나 세금 문제 등의 이유로 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유지하고 싶은 상황에서, 헤지는 해당 자산을 그대로 보유하면서 단기 하락 위험만 방어할 수 있게 해준다. 셋째, 큰 손실은 회복이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자산 가치가 50% 하락하면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 시점에서 100% 상승이 필요한 만큼, 헤지는 이러한 치명적 손실과 강제 매도를 막아 투자자가 시장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헤지의 핵심으로 '비대칭 구조'를 꼽는다. 상승과 하락을 반반으로 지우는 것이 아니라, 상승 여력은 대부분 살리고 하락만 일부 방어하는 방식이 진짜 헤지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면서 소액의 풋옵션을 매수해두면, 주가가 상승할 경우 프리미엄 비용만 제외하고 상승분 대부분을 확보할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에는 풋옵션이 손실을 방어해주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상승과 하락에 동일 금액을 반대로 배분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개인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헤지 방법으로는 현금 비중 확대, 채권·금 등으로의 자산 분산, 달러 등 외화 자산 보유, 인버스 ETF, 풋옵션 매수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접근하기 쉬운 방법은 현금 비중 조절과 자산 분산으로, 특히 달러 자산은 위기 상황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원화 자산의 하락을 상쇄하는 대표적인 헤지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인버스 ETF의 경우, 특히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변동성 잠식 현상 때문에 장기간 보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용도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헤지 역시 과도하게 적용될 경우 오히려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모든 위험을 다 막으려 지나치게 헤지를 적용하면 그에 따른 비용이 커져 수익이 거의 남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가 감내할 수 있는 손실의 한계선을 정하고, 그 이하로 떨어지는 손실만 방어하는 것이 합리적인 헤지 전략으로 평가된다.
본 기사는 헤지 및 위험관리의 일반적 개념을 설명하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매를 권유하거나 투자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인버스 ETF, 옵션 등 파생상품은 손실 위험이 있으므로 투자 전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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