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봉 영상전문기자
[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선봉 영상전문기자]

Claude와 Codex로 3개월 넘게 서비스를 만들면서 느낀 것이 있다.
이제는 단순히 “좋은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내가 더 빠르게 만들고, 더 좋은 기능을 붙이고, 더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면 경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AI 도구를 쓰면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서비스의 형태가 나온다. 기획을 넣고, 코드를 만들고, 화면을 다듬고, 오류를 고치는 과정이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하지만 만들수록 더 분명해지는 현실도 있었다. 자본력 있고, 기술력 있고, 개발 인력까지 갖춘 회사와 정면으로 붙으면 결국 그들이 더 잘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공들여 만들어도, 그들은 더 많은 데이터와 인력, 더 좋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AI가 이 격차를 없애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제는 누구나 “딸깍” 몇 번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나만 딸깍하는 게 아니다. 더 좋은 도구를 쓰는 사람들, 더 많은 자원을 가진 회사들, 이미 고객을 확보한 팀들도 똑같이 딸깍한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결과물이 나오는 프로그램, 기능이 많은 서비스, 보기 좋은 화면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슷한 기능은 금방 나오고, 더 나은 대체재도 빠르게 등장한다.
결국 고민은 여기로 옮겨간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왜 이걸 써야 하는가.”
작은 팀이나 개인이 만들어야 할 것은 대기업보다 더 큰 서비스가 아닐 수 있다. 대신 더 좁고, 더 구체적이고, 더 깊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용자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특정한 사람에게 확실히 필요한 가치를 줘야 한다.
AI 시대에는 기능보다 관점이 중요해진다. 코드는 점점 더 쉽게 만들어지고, 화면도 점점 더 빠르게 구현된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선택할지, 누구를 위해 만들지,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줄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3개월 넘게 서비스를 만들며 얻은 결론은 단순하다. 이제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가치를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딸깍으로 결과물이 나오는 시대일수록, 진짜 경쟁력은 결과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유와 방향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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