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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욕심의 결과에 대해 논하다 _ 레버리지 ETF
  • 기사등록 2026-07-29 23:09:04
  • 기사수정 2026-08-05 11: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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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충환 금융전문기자]



2026년 1월 14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서학개미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이유가 미국 시장의 레버리지 상품이나 단일종목 ETF인데, 본인이 금융위원회에 왜 우리나라는 이걸 못하냐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먼저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단 2일 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단일종목 상품 출시 허용 계획을 발표했다. 2일이다. 수조 원이 움직일 금융 상품 설계에 48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5개월 만에 실제 출시로 이어졌다.


2026년 5월 27일, 국내 증시 역사상 최초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과 ETN 2종 총 18종목이 동시 상장됐다. 상장 예정 규모만 4조 3,227억 원으로 하루 상장 규모 기준 국내 ETF·ETN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 그것도 코스피가 7,000을 넘어 달리던 고점 부근에서다.


2026년 6월 한 달 동안 서킷브레이커가 무려 3번 발동됐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월 9일 91.23으로 한국거래소가 지수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시총은 5월 27일 상장 당시 4조 4,000억 원에서 불과 50일 만에 17조 원대를 넘어섰다가 조정 이후에도 11조 9,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만 8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씨티증권은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이 약 525억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한화로 약 56조 원 규모의 자산이 소멸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는 출시 한 달 반 만에 평균 47% 추락했다. 개인투자자 평균 수익률은 -28.51%에서 레버리지 ETF 기준 -40% 이상이다.

이것이 팩트다. 이제 각 주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하나씩 해부하겠다.


청와대가 잘못한 것은 명확하다. 환율을 잡겠다는 목적으로 서학개미를 국내로 불러들이기 위해 고위험 파생상품 도입을 금융당국에 요구한 것 자체가 순서가 틀렸다. 환율 문제를 금융 상품 설계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처음부터 잘못된 진단이었다. 금융당국도 레버리지 상품에 단타성 투기 수요가 몰리자 상장을 앞두고 "국내 증시 가격 제한 폭을 고려하면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도 가능하다"며 투자 위험 경고문을 배포했다. 스스로 위험하다고 경고하면서 상장을 막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장 이찬진은 뒤늦게 "드러누워서라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막았어야 했다"며 후회하고 있다고 알렸다. 막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막지 않았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전 기초자산 비중을 재조정하는 구조다. 주가가 오르면 기초자산을 추가 매수하고, 주가가 내리면 추가 매도한다. 상승장에서는 매수가 매수를 부르고, 하락장에서는 매도가 매도를 부추기는 이른바 '숏 감마' 구조가 나타난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 구조가 적용되면 이 두 종목의 레버리지 ETF가 본주를 흔들고, 코스피 전체를 흔드는 왝더독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 역시 크나큰 실책이다. 예상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출시를 강행했거나. 둘 다 비판받아야 한다.


이것이 제도의 실패다. 여기까지는 금융당국과 청와대의 책임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개인투자자 얘기를 해야 한다. 불편하겠지만, 팩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개인 자금이 12조 5,000억 원 넘게 몰렸다. 이 상품에 들어간 사람들에게 묻겠다. 레버리지 ETF가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는 것을 알았는가. 변동성 잠식, 즉 음의 복리 효과가 무엇인지 알았는가.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장일 대비 약 15%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인버스2X ETF는 31% 하락했다. 주가 하락에도 인버스가 같이 하락한 이유는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하루 단위 등락률 기준으로 2배를 추종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며, 주가가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훼손되는 변동성 잠식이 발생한다. 방향을 맞혔는데도 돈을 잃는 상품이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12조 원을 넣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상장 이후 전체 ETF 중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약 4조 2,014억 원에 달했다.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라. 매일 4조 원이 넘는 자금이 하루 수익률 2배짜리 상품에 단타로 들어오고 나갔다는 뜻이다. 장기 투자가 아니었다. 오늘 오를 것 같으면 사고, 내일 떨어지면 파는 베팅이었다.


그리고 주가가 빠지자 반등을 기대하며 물타기를 했다. "물 타서 평단가 낮추는데 돈 넣을 때마다 더 빠지네요." 투자자 커뮤니티에 넘쳐나는 글들이다. 레버리지 상품에 물타기를 하는 것은 불 위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 변동성 잠식이 진행 중인 상품에 추가 자금을 넣으면 손실이 구조적으로 더 깊어진다. 이것도 상품 설명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필자가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숫자가 있다. 사실상 증시를 베팅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올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상품 설명서를 읽었을까. 변동성 잠식 개념을 알고 있었을까. 출시 배경과 도입 경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들어갔을까. 아니면 "삼성전자 2배짜리"라는 말만 듣고 들어갔을까.


18년간 금융 현장에서 그리고 금융전문기자로서 필자가 목격한 가장 반복적인 패턴이 있다. 탐욕은 공부보다 빠르다. 상품의 위험성을 이해하는 데는 최소 며칠이 걸리지만, 매수 버튼을 누르는 데는 3초가 걸린다. 그 3초의 결정이 지금 수십 퍼센트의 손실이 됐다.


제도는 잘못됐다. 청와대의 요구에 48시간 만에 허용 계획을 발표하고, 5개월 만에 시장 최고점 부근에서 상품을 출시한 금융당국의 의사결정 과정은 분명히 문제다. 충분한 시장 영향 분석 없이 진행된 속도전이었고, 경고문을 배포하면서도 상장을 강행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금감원장 본인도 인정했다.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그러나 그 잘못된 상품을 12조 5,000억 원어치 산 것은 개인이다. 상품의 위험성을 확인하지 않고, 일간 수익률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오를 것 같다는 기대만으로 들어간 것도 개인의 판단이다. 탐욕은 이해를 대체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해 없는 탐욕의 결과는 언제나 같다.


책임은 나눠져야 한다. 제도의 실패는 금융당국이 져야 하고, 판단의 실패는 개인이 져야 한다. 그 두 가지 책임을 한쪽으로만 몰아붙이는 것은 이 사태가 다음 사태를 막는 학습이 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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