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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상은 마법이 아니라 노동이다 "AI영상 그만 올려라 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 AI 영상 제작은 클릭 한 번으로 끝나는 마법이 아닌 수백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는 지난한 노동의 산물 - 도구의 발전을 두려워하기보다 기획력과 심미안을 키워 기술을 부리는 창작자의 본질적 역할 강조
  • 기사등록 2026-09-09 20: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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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타임즈(cybertimes)=김재욱 영상전문기자]


최근 SNS에는 AI로 제작한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 장편은 15분에 이르는 영상까지 등장한다. 드래곤볼 같은 인기 IP를 활용한 AI 영상은 이미 해외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활발했다. 필자 역시 AI를 활용해 드라마를 만들고, 소설을 쓰고, 게임을 제작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분명하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지점이다.


AI 영상 제작은 클릭 한 번으로 완성되는 수준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AI를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프라이데이처럼 상상한다. 늘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고, 지시를 내리면 그 자리에서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최첨단 인공지능 말이다. 그러나 현실의 AI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더 나아가 레이스 애니메이션의 전설로 남은 사이버 포뮬러의 아스라다나 바이오컴퓨터 알자드 시스템 같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흥미롭게도 이 두 시스템은 성격이 다르다. 하나는 인간과 함께 학습하며 성장하는 유형이고, 다른 하나는 완벽에 가까워 인간이 그저 하나의 부속품에 불과한 유형이다. 그러나 현재의 AI는 그 어느 쪽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지금의 AI는 지시 한 번에 완성품을 내놓는 마법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원하는 장면 하나를 얻기 위해 수십, 수백 번의 시도가 필요하다. 프롬프트를 고치고 또 고치고, 생성된 결과물 중 쓸 만한 한 컷을 골라내고, 그 컷들을 다시 이어 붙이며 어색한 부분을 손보는 과정의 연속이다. 캐릭터의 얼굴이 장면마다 미묘하게 달라지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튀고, 원하는 구도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그것을 하나하나 붙잡아 다듬는 것은 온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AI로 영상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실제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것의 몇 배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30초짜리 영상 하나를 위해 며칠을 매달리기도 한다. 카메라를 들고 나가 찍었다면 반나절이면 끝났을 장면을, AI 앞에서 수백 번 시도하며 밤을 새우는 것이다. 편리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는 이런 지난한 노동이 숨어 있다.


이것은 결코 AI를 폄하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다.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다.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상상 속 장면을, 예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스케일을 구현해낸다. 필자가 AI를 놓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그 도구를 쓰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클릭 한 번의 마법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견디는 창작의 과정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SNS에 올라온 잘 만든 AI 영상 한 편을 보며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저건 그냥 프로그램이 다 해준 것 아니냐고. 그러나 그 30초 뒤에는 만든 이의 수백 번의 시도와 셀 수 없는 선택이 쌓여 있다. 도구가 사람을 대신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구를 힘겹게 길들인 결과물이다.


다만 우리는 한 가지를 직시해야 한다. 지금의 AI가 클릭 한 번의 마법이 아니라고 해서, 그 자리에 영원히 머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한다. 오늘 수백 번의 시도가 필요한 작업이 내일은 수십 번으로, 언젠가는 몇 번으로 줄어들 것이다. 지금은 카메라를 든 노동이 AI보다 효율적일지 몰라도, 그 격차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영상 제작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도구의 발전을 두려워하며 등을 돌리는 것은 답이 아니다. 오히려 그 도구를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AI가 반복의 수고를 덜어줄수록,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정하는 기획력과 그것을 완성해내는 심미안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버튼을 누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게 되겠지만, 무엇을 향해 누를 것인가를 아는 사람은 여전히 드물 것이다.


결국 영상 제작자의 입지는 도구와 경쟁하는 데 있지 않다. 도구를 부리는 자리에 서는 데 있다. 카메라를 들든 AI를 다루든, 좋은 영상은 사람의 관점과 철학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하든, 그 기술로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앞으로 영상 제작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클릭 한 번으로 완성되는 영상은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설령 그런 날이 온다 해도 무엇을 완성할지 결정하는 것은 끝내 사람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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